'예병일의 경제노트'에 해당되는 글 3

  1. 2009.12.13 방금 받았던 질문을 또 받게 되는 경우 응대 방법
  2. 2009.02.18 시작했다면, 결승점에 도달하기 전에는 절대 주저앉지 말라
  3. 2009.01.31 비틀즈의 함부르크 시절과 1만 시간 법칙

방금 받았던 질문을 또 받게 되는 경우 응대 방법

예전에 보면 상대방이 내가 한 이야기를 기억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왜 그럴까 했는데 요즘 내가 그렇다.
듣고도 잘 까먹는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방금 내가 이야기했던 것에 대해 또 물어보는 경우 다른 표현을 써서 답하는 것이 좋을거 같다.
방금 말했잖아요... 이러기보다.

작 년 한 컨벤션에서 연설을 할 때 어느 잠재 고객이 다가와 나에게 어디서 자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워싱턴 D.C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5분 뒤, 그는 나에게 다시 똑같은 질문을 했다. "레일 씨는 어디서 자랐어요?"
 
이런!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똑같은 대답을 또 하면 자신이 같은 질문을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민망해할 텐데.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워싱턴 D.C요."라며 조심스럽게 웅얼거리자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깨닫고는 멈칫했다. 이제 그녀는 나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민망했던 일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114p)
 
레일 라운즈 지음, 이민주 옮김 '마음을 얻는 기술 - 상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끌림의 순간 74' 중에서 (비즈니스북스)

작은 배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상대가 깜빡하고 똑같은 질문을 했을 때, 그런 경우에는 '다른 표현'을 사용해 그를 배려해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위에서 인용해드린 난처했던 경험을 한 뒤, 다른 사람에게 해답을 얻었습니다. 그녀가 덴버 발 뉴욕 행 비행기를 타고 있을 때. 옆자리에 않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그녀 역시 뉴욕에 산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맨해튼 어디쯤 사세요?"라고 저자는 물었습니다. "82번가와 파크 애비뉴 사이에 살아요." 옆에 앉은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고, 그들은 다른 이야기를 했지요.
 
10분쯤 지났을 때 저자는 또다시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맨해튼 어디쯤 사세요?"
옆에 앉은 여자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발랄하게 "시립 미술관 바로 건너편에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저자에게 가본 적이 있느냐고 화제를 바꿨습니다. 저자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그들은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지요.
 
저자는 몇 주 후 전시회를 보기 위해 시립 미술관에 가려고 주소를 확인해보았습니다. '82번가와 파크 애비뉴'. "이 주소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저자는 그 때 깨달았지요. 옆에 앉았던 여자의 멋진 행동 덕분에 창피함을 모면했고 계속 대화를 이어갔던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꼈지요.
 
대개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내가 똑같은 질문을 했던 경험도 있고 그런 질문을 받아 난감했던 경험도 있지요. 그럴 땐 이 저자의 조언을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겁니다.
작은 배려가 상대의 체면을 세워주고 관계를 돈독히해줄 수 있습니다.

from : [예병일의 경제노트] 대화에서의 작은 배려

시작했다면, 결승점에 도달하기 전에는 절대 주저앉지 말라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9.02.17)

그는 짧은 기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코치했지만, 누구보다도 훌륭한 선생님이었다.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거기에 이전보다 조금만 더 시도하라. 네가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이미 시작했다면 결승점에 도달하기 전에는 절대로 주저앉지 말라."

베이커의 가르침은 존 베이커 초등학교에 아직도 살아 있다. 그곳엔 훌륭하고 자신의 삶에 용감했던 한 젊은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행복한 아이들이 있다. (11p)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이 주자를 따라잡아 앞선다. 그리고 다음 주자를 따라잡고 앞선다."

뮌헨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다 1972년 암으로 26세의 젊은 생을 마친 존 베이커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유명인사는 아니지만, 유능한 육상선수로, 그리고 훌륭한 선생님으로 그 지역사회에서 기억되고 있는 아름다운 청년입니다.

존은 사실 어린 시절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던 아이였다고 합니다. 키도 작고 덩치도 작아서 주위에서 육상을 잘하리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달리면서 항상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그리고 앞에 달리고 있는 선수를 응시하며 오직 한가지 생각만 했습니다.
"이 주자를 따라잡아 앞선다."

그렇게 해서 그는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가장 잘 달리는 선수가 됐습니다.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했고 한 초등학교의 체육교사로 부임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최선을 다한 것'이 1등을 한 것과 똑같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그렇게 아이들을 대했습니다.
운동능력이 뒤처지거나 장애가 있어서 체육시간이 '지옥'이었던 아이들은 '공식 장비관리자', '휘슬부는 책임자', '트랙담당 부코치' 등으로 임명했습니다. 운동장 밖에서 소외되어 있던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유망한 육상선수이자 훌륭한 선생님이었던 그는, 하지만 25세가 되던 해 암 판정을 받습니다. 아이들의 요청에 즉각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며, 그는 진통주사를 맞는 것도 거절하며 아이들을 가르쳤고, 결국 숨을 거둡니다.
그 후 아이들은 자신의 학교를 '존 베이커 초등학교'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점차 그렇게 부르는 주민들이 많아졌습니다. 학교 이름을 바꾸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학부모 투표에서 만장일치의 찬성으로 공식적으로 '존 베이커 초등학교'가 됐다고 합니다.

"이미 시작했다면 결승점에 도달하기 전에는 절대로 주저앉지 말라..."

유능한 육상선수이자 훌륭한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한 아름다운 청년이 자신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강조했던 말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비틀즈의 함부르크 시절과 1만 시간 법칙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9.01.13)

1960년, 비틀즈가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고등학교 록 밴드에 불과할 때 그들은 독일의 함부르크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함부르크에서는 과연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을까? 급료가 제대로 나온 것도 아니고 음향이 훌륭했던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관객은 귀를 기울여 들어주었을까? 그렇지도 않았다. 특별한 것은 단지 그들이 엄청난 시간을 연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지요. 신경과학자 다니엘 레빈틴의 연구결과입니다. 어느 분야건 세계적인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레빈틴이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피아니스트 등 다양한 분야를 조사해보니, 어느 분야에서든 1만 시간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된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두뇌가 진정한 숙련자의 경지에 도달할 때까지 1만 시간 정도의 시간을 요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그는 해석했습니다.

1만 시간은 하루에 3시간씩 10년 동안 연습해야 나오는 분량입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시간, 노력이지요.
'1만 시간의 법칙'의 의미는 우리도 자신의 분야에서 1만 시간 동안 연습을 한다면 뛰어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글래드웰은 성공에 대한 잘못된 신화를 깨뜨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일 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생각은 그릇된 신화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재능에 더해진 '연습'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안데르스 에릭손이 1990년대에 발표한 '재능논쟁의 사례A'라는 연구결과가 흥미롭습니다. 그는 바이올린을 배우는 베를린 음악 아카데미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1)장래에 세계적인 솔로 주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 2)그냥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학생들 3)공립학교 음악교사가 꿈인 학생들.
그리고 그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해왔는가?"

세 그룹 모두 다섯 살쯤 바이올린을 시작한 것은 비슷했습니다. 초기에는 대개 일주일에 두세 시간씩 연습했지요. 하지만 여덟 살 때쯤부터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결국 스무살까지 연습한 시간을 합해보니 1)그룹 1만 시간, 2)그룹 8000시간, 3)그룹 4000시간이었습니다.

이 결과는 더 흥미롭습니다. 에릭손은 학생들 중에서 '타고난 천재' 다시 말해 별로 노력하지 않았는데 정상급 수준으로 올라선 학생을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노력이 필요 없는 '타고난 천재'는 없었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미완의 대기', 즉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지만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한 학생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실력은 결국 그의 연습량에 달려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 그들도 알고보니 '타고난 천재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을 세계적인 밴드로 만든 것은 '함부르크 시절'의 연습량이었습니다.
비틀즈가 고교 록밴드에 불과했던 1960년, 그들은 독일 함부르크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여러 클럽에서 엄청난 시간을 연주했습니다. 일주일에 7일, 하루에 여덟 시간씩 무대에 서서 '연주'를 했습니다. 연습이 아닌 연주를 말입니다.
함부르크에서 돌아온 비틀즈는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1964년부터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지요.

'비틀즈의 함부르크 시절'과 1만 시간 법칙. 노력이 필요 없는 '타고난 천재'는 없으며, 모든 1류들은 각자 자신만의 '함부르크 시절'을 보냈습니다.

당신의 '함부르크 시절'은 언제였습니까?